트럼프-메르켈-시진핑 글로벌 지도자 놓고 각축

한대협 0 1,151 2017.07.04 13:37
트럼프 고립정책으로 뚜렷한 지도력 부재 상태

(서울=연합뉴스) 유영준 기자 = 현재 진정한 세계 지도자는 누구일까?.

오는 7~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예정된 가운데 이전과는 달리 현재로써 명실상부한 세계 지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 의견이 불분명하다고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전했다.

지난 2008년 워싱턴에서 G20 첫 정상회의가 열릴 때만 해도 당시 미국을 흔든 리먼 브러더스 금융 스캔들과 이라크전에도 불구하고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회의의 가장 중요한 지도자라는 데 이견이 없었다고 FT 칼럼니스트 가이디언 래크먼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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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시진핑 통화 후 北에 경고장 날린 中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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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 사전회동서 함께 포즈 취한 메이와 메르켈 (AP=연합뉴스)


그러나 9년이 지난 지금 '미국 우선'을 외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 세계가 그를 글로벌 지도자로 간주하고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지적이다.

이를 틈타 중국의 시진핑 주석은 자신을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하고 있는 국제협력에 대한 방어자로 자리매김하려 하고 있다.

또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자신이 서방의 지도자라는 견해를 '기이(그로테스크)'하다고 사양하면서도 한편으로 외교와 무역 분야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편협한 노선을 비판하면서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자신의 목소리를 높여가고 있다.

래크먼은 최근 시행한 국제여론조사를 토대로 각국에서 메르켈 총리에 대한 지지도가 가장 높았음을 인용하면서 만약 세계 시민들이 지도자를 선출한다면 메르켈 총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는 그러나 글로벌 지도자는 인기투표 아니라면서 현재 미국과 중국, 독일 지도자는 각각 장단점을 갖고 있으며 이번 G20 회의에서 서로 다른 장단점이 부각될 것으로 전망했다.

▲도널드 트럼프

-장점:다른 강국들이 넘볼 수 없는 글로벌 동맹 네트워크를 지닌 초강대국의 지도자. 군사력도 독보적. G20 참석국 상당수는 갈수록 불안한 국제정세 아래에서 자국의 안보를 유지하는데 미국의 의존하고 있음.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실수투성이 행동은 커다란 불안 요인이나 궁극적으로 미국의 제도가 대통령보다 강력함을 보여줄 것.

-단점:트럼프의 '미국 우선' 철학으로 미국의 안보보장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됨. 트럼프의 보호주의는 또 세계 무역시스템의 보호자로서 미국의 전통적 역할을 손상하고 있음. 트럼프는 이미 중국과 한국, 독일 등 G20 일부 참석국들과 무역전투를 선언한 상태. 그의 기후변화에 대한 입장도 국제적으로 아주 광범위한 부정적 평가를 받고 있음. 이러한 그의 국제적 비(非)인기를 고려할 때 트럼프와 너무 가까운 지도자들은 국내적으로 대가를 치를 위험성이 있음.

▲시진핑

-장점: 풍부한 자금력을 바탕으로 영향력 확보에 이를 활용할 수 있음. 최근 베이징에서 열린 '일대일로' 정상회의는 중국의 강력한 경제외교의 본보기였음. 아시아 대륙의 미래 세력균형을 염두에 둔 지역 지도자들은 워싱턴을 멀리하고 대신 베이징에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 있음. 시 주석은 또 기후변화와 무역에 대한 중국의 태도로, 미국에 대한 잠재적 대안으로 유럽에서 명성을 얻고 있음.

-단점: 중국의 자유무역 수사(修辭) 뒤에는 보호주의적인 현실이 비일비재함. 또 시 주석은 트럼프에 비해 언론자유에 덜 적극적임. G20 가운데 중국은 권위주의적 정부이며,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외하고는 모두 민주국가임.

민주주의 신뢰성이 의문이 제기되고 있는 터키와 러시아는 아마도 중국과 이념적 동질성을 느낄 것임. 중국은 그러나 동맹을 맺지 않으며 국제관계에 대한 접근은 업무적임.

▲앙겔라 메르켈

-장점:분별 있는 정신력의 소유자로 보임. 타고난 국제주의자이자 법치주의자로 유로화 위기와 우크라이나 사태, 난민 위기 및 영국의 유럽연합탈퇴(브렉시트) 등을 거치면서 지지도와 영향력이 일층 높아졌다. 독일의 경제력에 뒷받침된 그의 경륜은 그를 사실상 유럽연합(EU)의 지도자로 부상시켰다. 메르켈 총리는 프랑스의 신임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과 캐나다의 저스틴 트뤼도 총리를 강력한 우군으로 두고 있다.

-단점: 군사·경제력 등을 앞세워 상대방의 행동을 바꾸는 하드파워(hard power)가 부족한 점. 만약 적대국이 국경을 침범하면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할까? 독일은 아닐 것이다. 신중한 성격과 독일의 역사가 메르켈 총리로 하여금 세계의 지도자로 나서는 것을 꺼리게 하고 있다.

이밖에 국내적으로 막강한 권력을 틀어쥔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거론될 수 있으나 푸틴이 글로벌 지도력의 가능한 대안으로 평가받기에는 러시아가 경제적으로 너무 취약하고 외교적으로 고립된 상황이다.

래크먼은 3명의 경합자가 각기 다른 스타일을 보인다면서 전후 세계사에서 글로벌 리더쉽을 찾기가 이처럼 경합적이고 불확실한 경우는 없었다고 결론지었다.

yj3789@yna.co.kr[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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