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참패로 '날개 꺾인' 아베…日매체 "G20서 적극외교 힘들듯"

한대협 0 965 2017.07.04 13:21
고이케, 도쿄도의회 선거서 아베에 압승[AP=연합뉴스 자료사진]


"韓·러시아와의 위안부 합의이행·북방영토 협상 힘빠질것"

아베 사학스캔들에 야당 적극 공세 예상…'폐회중 심의' 결정

(도쿄=연합뉴스) 김정선 특파원 = 일본 집권 자민당의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로, 일본 내정에서는 물론 외교에서도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입지가 좁아지고 있다.

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아베 총리가 적극적인 외교로 선거 참패 분위기를 역전시키려 하지만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신문은 우선 아베 총리가 전날 자민당 임시 간부회의에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적극적으로 외교활동을 전개하겠다"는 말로 의지를 다졌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5일 출국해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독일 함부르크로 향한다. 그는 G20 정상회의 기간에 미·일, 한·미·일 정상회담에 잇따라 참석할 예정이다. 아베 총리는 이외에 시진핑(習近平) 중국국가 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개별 회담도 추진 중이다.

이처럼 아베 총리는 G20 정상회의를 최대한 활용한 주요국 정상들과의 회담으로 일본 외교 문제를 이슈화하면서 성과를 거두려 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는 그러나 아베 총리가 도쿄도의회 선거 참패로 상황이 이전과는 다를 것이고, 외교 전선에서도 성과를 거두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구체적으로 위안부 문제, 쿠릴 4개 섬(북방영토) 협상 문제 등을 거론하며 아베 총리의 '위상변화'로 적극적인 외교를 하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신문은 구체적으로 "자민당의 참패는 '지구본 외교'를 내건 아베 정권의 외교정책에도 그림자를 지울 것"이라며 "정권의 체력이 저하돼 위안부 문제를 안고 있는 한국, 북방영토 협상을 계속하는 러시아과 적극적 외교를 하기 힘들어질 수 있다"고 전했다.

아베 총리는 G20 정상회의 참가를 계기로 문재인 대통령과의 첫 정상회담을 앞두고 있다.

이와 관련, 니혼게이자이는 "아베 총리가 대북 압력 강화로 보조를 맞출 생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일본 국내에선 한국이 한일 합의 내용을 이행해 소녀상을 철거해야 한다는 의견이 뿌리깊지만, 합의 이행을 강하게 요구할 것인지 대북 정책의 조정을 우선할 것인지에 대해 아베 총리는 국내 여론을 살피면서 어려운 선택을 요구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문은 이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진행하려는 북방영토 공동경제활동에도 영향이 끼쳐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일본 정부는 9월까지 구체적 사업 선정을 서두르고 있지만, 경제계에선 '경제협력만 약속하게 해 북방영토 반환으로 이어질지 알 수 없다'는 목소리도 많아 러시아에 대한 양보가 부각되면 불만이 분출될 수 있다고 신문은 지적했다.

한 전직 장관은 "외교는 내정의 연장선"이라며 "적극적 외교는 하기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교도통신은 일본이 이달 14일 미국과 개최하려던 외교·국방장관 협의회(2+2 회담)가 연기됐다고 전날 보도했다.

일본 정부 관계자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의 일정이 연기 이유라고 설명했지만, 이번 선거 자민당 참패의 원인을 제공했던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의 경질론과 관계가 있는 것으로 관측됐다.

이나다 방위상은 선거 유세기간 "자위대로서 (자민당 지지를) 부탁한다"고 말해 정치적 중립을 훼손했다는 비판을 거세게 받았다.

선거 참패는 외교에만 영향을 주는 것이 아니다.

일본 정부와 여당은 아베 총리의 '사학 스캔들'로 불리는 가케(家計)학원 수의학부 신설 문제와 관련, 야당이 요구하는 국회 '폐회중 심의'를 이르면 이달 개최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들어갔다.

폐회중 심의란 국회 회기가 끝나도 상임위원회와 특별위원회가 사안에 따라 회의를 열고 심의 및 조사를 할 수 있는 것을 뜻한다.

정부와 여당은 그간 야당 요구에 소극적 입장이었지만 도쿄도의회 선거에서 자민당이 참패하자 이를 수용하는 쪽으로 선회했다.

심의 진행 시기는 아베 총리가 G20 정상회의 일정 등을 마치고 귀국하는 오는 12일 이후가 될 것으로 요미우리신문은 전망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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